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限度와 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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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限度)와 절(節)

 

만물(萬物)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이 중운동(中運動)에 합(合)하는 것은 절(節)이 있는 까닭이니, 절(節)이라 함은 물(物)의 발전(發展)이 그 한도(限度)에 지(止)함이다. 태양(太陽)의 열(熱)과 우로(雨露)의 윤(潤)이 비록 물(物)의 생존(生存)에 불가결(不可缺)한 것이나, 그 절도(節度)를 넘으면 한재(旱災)와 수해(水害)로 전화(轉化)하고, 주(晝)의 명(明)과 야(夜)의 유(幽)가 또한 물(物)의 생존(生存)에 불가결(不可缺)한 것이나, 주야(晝夜)의 장단(長短)이 그 절도(節度)를 넘는 지방(地方)은 물(物)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이 폐색(閉塞)되는 것이다.

 

 초목(草木)의 근(根)․간(幹)․경(莖)․지(枝) 등(等)이 일기일복(一起一伏)하여 절(節)을 생(生)하고, 동물(動物)의 골격(骨格) 등(等)에 굴곡(屈曲)의 절(節)을 이루는 것은, 모두 자체(自體)의 생존상(生存上) 그 조직(組織)이 일정(一定)한 한도(限度)에 지(止)치 아니할 수 없음이다. 그러므로 역(易)에 「天地節而四時成 節以制度 不傷財 不害民 = 천지(天地)가 절(節)하여 사시(四時)가 성(成)하고 절(節)하여 써 도(度)를 제(制)하면 재(財)를 상(傷)치 아니하고 민(民)을 해(害)치 아니한다」【註十】하니, 이는 천지(天地)의 운행(運行)에 동지(冬至)․하지(夏至)와 춘분(春分)․추분(秋分)과 같은 절(節)이 있는 까닭에 사시(四時)가 자연(自然)스럽게 순환(循環)하여 물(物)을 생생(生生)하는 사공(事功)이 이루고 국가(國家)의 경비(經費)에 일정(一定)한 절도(節度)를 만들고 남용(濫用)함이 없으면, 국재(國財)의 모손(耗損)이 없고, 민생(民生)을 상(傷)치 아니함을 말함이니, 이가 곧 천지(天地)의 운행(運行)과 국가경제정책(國家經濟政策)의 중운동(中運動)이다.

 

사람의 일상생활(日常生活)에도 또한 허다(許多)한 절(節)이 있으니, 재화(財貨)의 소비(消費)에 절검(節儉)․절용(節用)이 있고, 음식(飮食)의 양(量)에 절음(節飮)․절식(節食)이 있고, 희로애락(憙怒愛樂)이 발(發)하여 절(節)에 중(中)함을 화(和)라 이르고, 행지진퇴(行止進退)가 그 분(分)을 넘지 아니함을 예절(禮節)이라 하며, 약(藥)은 비록 질병(疾病)을 치료(治療)하는 요제(要劑)이로되 그 용량(用量)이 절도(節度)를 넘으면 도리어 독(毒)으로 화(化)하고, 주(酒)는 비록 흥분제(興奮劑)이로되 그 음량(飮量)이 절도(節度)를 넘으면 도리어 마취제(痲醉劑)로 변(變)하여 유수(濡首)의 난(難) 【註十一】을 이르게 하는 것이다. 易에는 「甘節」「苦節」【註十二】이 있으니, 萬物의 味에 味의 適中함을 甘이라하고 味의 偏重함을 苦라 하나니, 함(鹹) 산(酸) 신(辛) 고(苦)가 절(節)에 중(中)함은 감절(甘節)이 되고, 절(節)을 지나가면 고절(苦節)이 되는 것이며, 육체(肉體)의 과로(過勞)와 심신(心神)의 과사(過思)를 고(苦)라 하는 것도 그것이 미(味)의 과절(過節)함과 같은 까닭이다.

 

그러나 사물(事物)이 절(節)을 과(過)하여 일변(一邊)에 편경(偏傾)한 때에 그를 교정(矯正)함에는, 대대균등(對待均等)의 이(理)에 의(依)하여 과절(過節)한 편경(偏傾)과 동등(同等)한 힘 즉(卽) 과절(過節)한 교정력(矯正力)을 가(加)한 연후(然後)에 비로소 중(中)에 돌아오는 것이니, 이 교정력(矯正力)은 상리(常理)로써 보면 과절(過節)하고 있으나 편경(偏傾)을 교정(矯正)하는 면(面)으로부터 볼 때에는 과절(過節)이 아니오 곧 중(中)이다. 역(易)에「過而亨 = 과(過)하여 형(亨)한다」【註十三】함은 절도(節度)를 과(過)함으로써 과오(過誤)가 변통(變通)되어 중(中)함을 말함이다.

 

 예(例)컨대 사치(奢侈)의 풍(風)이 대행(大行)하는 때에 이를 교정(矯正)함에는, 사치풍(奢侈風)과 동등(同等)되는 강력(强力)한 검박풍(儉朴風)으로써 이를 극제(克制)한 연후(然後)에 중(中)에 돌아오는 것이오, 만일 미온(微溫)한 태도(態度)로써 효유(曉諭)․경계(警戒)하는 정도(程度)로서는 결(決)코 교정(矯正)되지 아니 하나니, 역(易)에「用過乎儉 = 용(用)함이 검(儉)에 과(過)한다」【註十四】함은, 재용(財用)이 과검(過儉)함은 절(節)을 지나는 것이나, 과검(過儉)이 아니면 중(中)에 돌아올 수 없는 때는 과(過)함이 마땅하다 함을 말함이다. 사물(事物)이 부패(腐敗)한 때는, 그 부패정도(腐敗程度)와 균등(均等)한 정도(程度)의 소청력(掃淸力)을 가(加)하지 아니하면 부패(腐敗)는 제거(除去)되지 아니하고, 사물(事物)에 타력(他力)의 억압(抑壓)이 있을 때는 그 억압력(抑壓力)과 균등(均等)한 저항력(抵抗力)으로써 반발(反撥)치 아니하면 그 억압(抑壓)은 해소(解消)되지 아니 하나니, 이 소청력(掃淸力)과 저항력(抵抗力)은 상리(常理)로써 보면 절(節)을 과(過)하고 있으나 부패(腐敗)․억압(抑壓)의 현실하(現實下)에서는, 도리어 중(中)이 되나니 이가 모두 「과이형(過而亨)」의 이(理)에 의(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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